좋은 글,예쁜 시...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설은 김정원 2013. 4. 20. 17:03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이외수 -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수 있을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 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 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려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 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 버렸다해서 그 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 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것이라 살아간다는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릅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 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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