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비 내리는 날

설은 김정원 2015. 3. 3. 16:39

 

비 내리는 날
                설은 김정원
떨리는 손끝으로 
그대의 전화번호를 눌러놓고
수화기 앞에 내 입술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벙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머문 그곳에도 
비가 내리는지 단 한마디의 
짧은 안부만 묻고 싶었는데
그마저도 용기가 없어서
바보처럼 끊었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그대와 둘이서, 쏟아지는 
빗속을 거닐어 본 일도 없었고 
비 오는 날을 추억할만한
특별한 기억도 내게는 없는데,
오늘처럼 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면  
당신이 너무나 보고 싶어서
더욱 외로워지는 
쓸쓸한 하루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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